개인/독후감

2020.01.17 윤동주 시집

누알라리 2020. 1. 17. 14:59

 

시 읽고 싶어서 생각하던 도중 강하늘이 티비에 나오길래 강하늘..동주...윤동주..윤동주 시집을 읽어야겠다.

의식의 흐름으로 빌려온 윤동주 시집.

 

자화상, 별헤는 밤, 오줌싸개 지도 순으로 나눠져있었다.

역시 유명한데는 이유가있다고 별 헤는밤은 읽으면서 새벽감성으로 살짝 눈물 맺혔다. 

 

가장 좋은 시 두 개를 써놔야지.


바람이 불어

 

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

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

 

바람이 부는데

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.

 

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

 

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

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

 

바람이 자꾸 부는데

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

 

강물이 자꾸 흐르는데

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


별 헤는 밤

 

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

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.

 

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

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.

 

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

이제 다 못 헤는 것은

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,

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,

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.

 

별 하나에 추억과

별 하나에 사랑과

별 하나에 쓸쓸함과

별 하나에 동경과

별 하나에 시와

별 하나에 어머니, 어머니,

 

어머님,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.

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, 패, 경,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

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,

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, 비둘기, 강아지, 토끼, 노새, 노루, 프란시스.쟘, 라이너.마리아.릴케

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.

 

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.

별이 아슬히 멀 듯이,

 

어머님,

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.

 

나는 무엇인지 그리워

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

내 이름자를 써보고,

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.

 

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

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.

 

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

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

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

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.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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